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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회고

잘 있어라. 1년차 개발자

by 개발왕루피 2020. 12. 31.

2020년의 마지막 날이다.

어쩌다 보니 블로그는 회고 게시판이 되었는데, 회고는 짧게라도 매년 쓰려고 한다.

 

1년 훑어보기

참 게을러 보이는 타임라인이다. 나에게 인상 깊었던 이벤트는 모두 회사에 관련된 이벤트이고, 개인적인 이벤트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부지런했다면 파란색 핀이 훨씬 많고 초록색 핀은 적었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회사에서 너무 좋은 팀을 만나 잘 적응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나름대로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다했던 것 같다.

 

이번 회고는 위의 핀과 이벤트를 두 세개 씩 묶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입사와 기나긴 슬럼프

지난 해 우아한테크코스를 수료하고 우아한형제들에 합격하여 올해 처음으로 직장에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재밌어 하는 것이 직업이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다. 그것도 잠시 기나긴 슬럼프가 찾아왔다. 보통 나는 슬럼프가 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방치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번 슬럼프도 그냥 방치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슬럼프가 길게 이어졌고, 올해 개인적으로 게으르게 생활했던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슬럼프의 후유증은 최근까지 내가 게으르고, 수동적으로 삶을 사는 태도로 이어졌다.

 

나는 '회사에 속한 나'와 '나의 삶을 사는 나'를 철저히 분리하려고 노력한다. 인간관계 측면에서가 아니라 각 영역 간에 있는 기분이나 슬럼프를 최대한 침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다행히 회사와 업무의 영역에서는 슬럼프를 끌어들이지 않았다. 이 점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아쉬웠던 점은 회사에서 배웠던 점들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엔 실패했다. 굉장히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내가 느낀 나의 습득한 지식의 양을 간단히 그려본 그래프인데, 내가 접한 지식의 양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접하는 지식의 양을 모두 따라가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회사 일 외에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아서 올해는 접한 지식의 양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식을 습득했다.

 

부끄럽지만, 이 점은 내년에 회고를 쓰면서 비교해보기 위해 기록으로 남겨둔다.

 

배민 선물하기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은 영상으로 찍어두었으니, 배민 선물하기가 궁금하면 위의 영상을 보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면 된다. 참고로 구독자 이벤트는 끝났고, 선물은 당첨자 분들께 전달드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3년 동안 매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2년 전에는 창업하기 위한 프로덕트를 개발했고, 1년 전에는 도서관리시스템 테코브러리를 개발했고, 올해는 선물하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럼 내년에도..?

 

선물하기는 올해 우리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나는 한 도메인을 설계부터 개발, 배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오픈 후 약 2달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중이다. 선물하기 시스템이 겉보기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커머스를 하나 새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팀원 분들이 다 일이 많았고, 바쁜 시기가 이어졌다. 심지어 할게 많다보니 일주일에 주 근무시간을 꽉 채워 일하기도 하였다.

 

사실 처음에는 한 도메인을 혼자서 설계부터 개발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에는 내가 맡은 이 도메인을 (엄청난 능력자이신) 팀원분과 함께 2명이서 개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팀에 발생한 운영 이슈로 인해 팀원 분께서 굉장히 바빠지셨고, 그리하여 초반에는 거의 혼자서 원래 있는 시스템을 참고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나의 걱정은 팀원 분들의 리뷰에 의해 덜어졌고, 오픈일에는 성공적으로 오픈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발 관련해서나 팀에서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선물하기 이전에는 끝까지 파고들어서 코드를 혼자 파악하는 '개발 공부'를 하는 스타일로 업무를 진행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이런 스타일로 일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괜히 깃 커밋에 누가 작성한 코드인지 남아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 코드를 작성한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을 찾아 질문하고, 왜 이런 구조가 되었는지, 내가 생각한 새로운 구조로 구현하는 것은 어떤지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일을 했을 때 더 수월했다. 한 사람의 뇌로 고민하는 것 보다 공유하고 여러 사람의 뇌로 고민하여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좋지 않은가.

 

테코브러리 첫 장애와 스프링 부트 테코브러리

9-10월 쯤 테코브러리 서버가 처음으로 죽었다. 로그를 남기지 않아 원인은 불명이고, 인스턴스 안에 있는 모든 서버(비용 절감을 위해 인스턴스 하나에 두 개의 어플리케이션 서버가 있다.)가 죽었는데 약 1년 3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이용자가 특정 기간동안 50명이 보장되는 서비스인데 서버가 죽었는지 어떤 에러가 발생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스프링 부트 서버를 띄우려고, 지난 해 우아한테크코스 레벨 4에서 같이 개발한 스프링 부트 테코브러리를 보았다. 다시 보니 코드를 찾아가기가 너무 힘들고 다시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아한테크코스 3기 분들이 오시기 전에 스프링 부트 서버를 띄우고, 좀 더 완성도 있는 서비스로 새단장을 진행 중이다.

 

 

성급한 마무리

쓰다보니까 글도 잘 안쓰여지고, 선물하기 빼고는 쓸 이야기가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선물하기를 자세히 쓰자니 좀 그렇고... 뭐 성급하게 마무리 하기 위한 핑계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ㅎㅎ 억지로 쓸 바에는 안쓰는게 나은데, 여기까진 썼으니까 급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ㅎㅎ

 

대충 올해는 이렇게 지냈는데, 내년엔 팀에서는 팀원 분들이 바쁠 때 내가 조금 더 그 바쁨을 덜어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올해 하고 싶었는데 미뤄뒀던 공부도 열심히 해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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